1. 트라이 줄거리
비예측적 반항아 감독과 만년 꼴찌 럭비부 학생들이 펼치는 이 고등학교 스포츠 드라마는, 열정과 좌충우돌 성장, 기적을 향한 도전이 어우러진 이야기입니다. 한양체고 럭비부는 전국 대회 우승이라는 가능성 없는 목표를 향해 달리며, 그 속에서 숨겨진 잠재력을 찾아가는 과정을 진솔하게 그려냅니다. 주가람은 아시안컵 우승 직후 돌연 은퇴 선언을 한 국가대표 출신으로, 럭비 국가대표 감독 자리까지 거쳤지만 예기치 않은 사표로 인해 학교로 오게 됩니다. 그는 기대만큼이나 이질적인 존재—철저히 현실적이고 다소 냉소적인 성격을 가진 사고뭉치가 감독으로 부임하면서, 럭비부는 말 그대로 진짜 럭비를 시작하게 되는 계기를 맞이합니다.
감독과 선수들 사이의 갈등부터 시작해, 럭비부 학생들은 스스로의 한계를 직면하고, 하나의 팀으로 성장하기 위한 몸부림을 시작합니다. 반항과 좌절, 그리고 한 걸음 더 나아가려는 열망이 뒤섞인 이 여정은 시청자에게도 마치 함께 뛰는 듯한 몰입감을 선사합니다. 낭만과 패기, 유머와 따뜻함이 공존하는 이 드라마는, 누구 하나 과도하게 희생하거나 극단적인 사건이 아닌, 현실적인 성장과 우정을 통해 기적을 만들어갑니다.
이야기의 전개는 단순하지 않습니다. 격정적인 사랑, 극단적인 갈등 없이도, 등장인물들의 미묘한 감정선과 팀워크, 코치와 선수 간의 신뢰가 자연스럽고도 강렬하게 그려집니다. 특히 청춘들의 치기 어린 실수와 간절한 노력, 비틀거림 끝에 서로를 믿고 뭉치는 모습은, 보는 이로 하여금 가슴이 따뜻해지는 동시에 ‘포기하지 않으면 기적도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전합니다. 이는 이 드라마의 제목 ‘트라이(럭비에서의 득점 용어)’가 담고 있는 뜻—끊임없이 시도하고 포기하지 않는 의지—와도 맞닿아 있습니다.
이처럼 드라마 ‘트라이’는 기대했던 전형적인 구조에 충실하면서도, 따뜻한 캐릭터와 유머, 현실적인 감정의 진폭을 통해 신선한 감동을 선사합니다.
2. 등장인물
럭비부
- 주가람
아시안컵 우승 후 돌연 은퇴한 국가대표 출신, 사고뭉치에 직설적인 성격을 가진 신임 럭비부 감독. 선수들에 대한 기대와 교감을 동시에 시도하는 인물. - 윤성준
럭비부 주장. 책임감을 느끼며 팀을 이끌지만, 부담과 갈등 속에서도 성장해 가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 오영광
부주장. 주장과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중간에서 조율 역할을 담당합니다. - 소명우, 도형식, 김주양, 표선호, 강태풍
각기 다른 성격과 배경을 가진 팀원들로, 유도부 출신, 시장 바닥 피지컬 등 다양한 개성을 지니고 있어 팀 내 다채로운 관계와 케미를 만들어냅니다.
사격부
- 배이지
실전 감각을 강조하는 '플레잉 코치'로 럭비부에 도발적이면서도 따뜻한 자극을 주는 존재입니다. - 전낙균
사격부 감독. 조직적이고 체계적인 리더십을 보여줍니다. - 서우진, 나설현
각각 부주장과 주장을 맡으며, 사격·리더십 면에서 럭비부와 대비되는 팀워크를 제공합니다. 특히 나설현은 단발머리와 청초한 매력, 통통 튀는 분위기로 강한 인상을 남깁니다.
이처럼 등장인물들은 모두의 역할이 저마다의 색채와 의미를 가지고 서로 얽히며, 드라마의 서사를 풍성하게 만듭니다.
3. 총평
‘트라이: 우리는 기적이 된다’는 전형적인 스포츠 성장 드라마의 공식 안에, 신선한 인간미와 따뜻한 서사를 숨겨놓은 작품입니다. 요란하지 않은 방식으로 무언가를 이뤄내는 과정—그 자체의 감동을 전하면서도, 럭비라는 상대적으로 낯선 스포츠를 무대로 삼아 ‘기적’을 이야기합니다. 이 드라마의 강점은 과장된 사건 없이도 캐릭터들이 가진 디테일한 감정과 변화, 팀 간의 미묘한 시너지에서 우러나는 힘입니다. 청춘들의 실수와 좌절, 그리고 서로를 조금 더 신뢰하려는 노력이 현실적인 공감대를 형성하면서, 관객도 함께 마음속에서 뜨거운 응원을 보내게 만듭니다. 감독과 선수 간의 긴장감, 코치의 냉정함과 따뜻함 사이, 학교 시스템과 권력 구조—이 모든 요소가 얕지 않게 쌓여 있어, 단순한 ‘착한 드라마’를 넘어선 여운을 남깁니다. 연출과 연기 조합도 뛰어납니다. 코미디와 감동, 진지함의 균형을 잡으며, 유머러스한 장면 중에도 진심이 느껴지는 연출이 마음을 울렸습니다. 특히 청춘 배우들의 케미와 호흡은 ‘만화적 오버’ 연기마저 드라마에 자연스럽게 스며들게 만들며, 현실적인 감정선을 놓치지 않도록 합니다.
무엇보다 ‘트라이’는 지금같이 팍팍한 현실 속에서 ‘희망’, ‘성장’, ‘우정’을 진심으로 쓰는 이야기이기에 더욱 빛납니다. 자극적인 재미가 아닌, 함께 땀 흘리고 성장하는 서사를 통해 전달되는 감동—그 힘이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미덕입니다. 보편적인 이야기이지만, 그 뒤에 숨겨진 보편적이지 않은 진정성 덕분에, 끝까지 응원하고 싶어지는 작품입니다.
마지막으로, 제목 ‘트라이’는 단순히 럭비의 득점 용어를 넘어, ‘끊임없는 시도’와 ‘포기하지 않는 의지’를 상징합니다. 이 드라마는 바로 그 메시지를, 겉으로는 소박하게, 속으로는 깊게 전달합니다. 그래서 보편적이지만 특별하고, 단순하지만 진실한 이야기로 오래 기억될 것 같습니다.